넷플릭스 드라마 '퀸메이커'를 감상했습니다.
배우 김희애 씨의 초 히트작 '부부의 세계'이후
복귀작이라 관심이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럽다"입니다.
1. 이해가 잘 안 가는 동기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냉혈한 주인공이,
여직원이 죽으니 갑자기 정의의 화신이 됩니다.
오너그룹이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면서
막상 본인도 선거 캠프에선
비열한 짓을 서슴지 않아요.
차라리 계속 정의에 관심 없고
목표만 추구하는 캐릭터를 유지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요.
오경숙(문소리)도 여직원의 억울한 죽음을 알게 됐으면
진상 규명을 해야 된다면서 쌩난리를 쳤을 것 같은데
그냥 김희애가 등 떠미니까
갑자기 서울시장에 출마를 하더군요.
그 밖에도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이
동기가 부족해요.
2. 옛날 스타일 드라마
한마디로 '후집니다'.
대사들이 2000년대 초반 드라마느낌이 나요.
악역들도 뻔한 행동을 하거나
뻔한 약점(불륜 같은) 게 있어서,
주인공이 기가 막힌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하는게 아니라
그냥 도도한 표정으로 쎈 대사 하면서
약점 쥐고 흔들면 해결됩니다.
이러면 한 십수 년 전에는
시청자들이 사이다라고 좋아했겠지만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지금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3. 정치 자문의 부재?
서울 시장자리는 대통령 선거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한국의 두 거대 양당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무소속 후보가 저렇게 활개를 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요.
TV토론 같은 기회조차 안 줍니다.
(굳이 또경영 아저씨를 미국에서 데려 오지 않아도
여의도에 속이 시커먼 계산 빠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아무리 대기업 회장이라도
국회의원 들한테 함부로 못합니다.
도서관 몇 개 지어준다고 쩔쩔매지 않아요.
정치드라마지만 정치적 자문 같은 건 전혀 안 받은 것 같습니다.
그냥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다면할 말 없지만요.
4. 어디서 들어본 건 있어가지고
작가가 탈코르셋이란 단어가 마음에 들었던지,
사람들 앞에서 '진짜' 코르셋을 벗는 장면이나,
대기업을 산산조각내서 그 영업이익을
서울 시민 전체가 배당받는 장면에선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 세상엔 명확한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있고,
선의 편은 대의를 위해선
조금은 나쁜 짓을 해도 된다"는
내로남불 마인드가
작품 전반에 강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단점만 말했는데, 그래도 장점을 몇 개 써보자면
1. 화면이 예쁨
확실히 영상미는 있습니다.
세트나 화면에 돈을 들인 티가 납니다.
2. 류수영의 재발견
배우들은 다들 연기력으로 검증된 분들이라
딱히 연기가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배우들은 정말 다들 잘했어요.
특히 류수영 씨는 최근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3. 그래도 뒤가 궁금하긴 함
약간 막장틱한 스토리에 배우들이 열연이 더해지니
계속 다음이 궁금해서 보게 되는 맛은 있었습니다.
중도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보긴 했으니까요.
결론은 김희애 씨의 복귀작치고는 아쉬운
그냥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꼴에 또 시즌2 암시까지 하던데,
시즌2가 나오면 안 볼 것 같습니다.
나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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