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가 장풍을 쏘고 여포가 오류겐을 쓰는 고오전게임
옛날 도스 시절...
라며 격투 게임에 갈증을 느끼던 유저들에게
단비같은 게임이 있었다.
바로, 오늘 이야기 할 게임인
'삼국지 무장쟁패' 다.
삼국지 무장쟁패는 1993년,
PC 용으로 출시된 게임으로,
대만의 '판다 엔터테인먼트' 에서 만든
대전격투 게임이다.
PC로는 해적판 스파 2를 돌리는 것 외에는
딱히 할 만한 게임이 없던 시절에
나름 깔끔한 그래픽과
기모으기, 잡기, 특수기, 초필살기 등
있을 건 다 있는 시스템,
우리에게 친숙한 다양한 캐릭터들로
잼민이들을 사로잡았다.
다른 게임의 컨셉을 차용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그것도 오히려 잼민이들에겐 재미 요소였다.
"우왓, 허저가 롤링 어택을"
"우왓, 허저가 바디프레스를!"
천하통일 이라는 캠페인 모드도 있었는데,
촉나라의 오호대장군을 5명을 이용해
위나라 장수들을 한 명씩 격파하는 내용이었고
굉장히 꿀잼이었다.
본인은 친구 4명이서
거의 2년 동안 이 게임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밸런스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특히 전위가 개사기였다.
저 전진 공격은 스피드도 빠른데
리치가 길어서 화면 반 넘게 도달하고,
저 회전기술은 빠르게 4연타를 하는데
이 게임은 4대를 연속으로 맞으면 그로기에 빠진다
그냥 기본 펀치도 X나 빠르다
당시 우리는 저 전위 파훼법을
열심히 연구했었고
본인은 서황의 앉아 P 로 견제를 하며
대처했던 기억이 난다
이 게임에 나오는 조운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는데
특히 조운의 뒤로 점프하며
하늘을 가르는 기술을 좋아했다
지상이나 공중이나
제대로 맞지 않는 병X 기술이었지만
그래도 너무 멋있었음.
어느 날 반에서 다른 무리 중 한 명이
대전 신청을 해와서
두 그룹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성사된 적이 있는데
정작 게임이 시작되자 녀석은 중요 순간마다
키 여러 개를 '동시에' 누르는 개 짓거리를 시전했었다
(당시 키보드는 일정 개수 이상의
동시입력을 지원 안 했다)
그 이후는 잘 기억이 안남.
아마 다른 게임 했던 것 같음....
이후 2편인 무장쟁패 2가 나왔는데,
오나라 장수들도 추가되고
많은 부분이 개선 되었지만,
1편 고인물이자,
뒤틀린 원리주의자였던 나는
"기술이 너무 조잡해.
화면은 왜 이렇게 또 칙칙해!"
라며 별로 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에는 슬픈 사연이 하나 있다.
무장쟁패 1이 흥했지만 판다 엔터테인먼트는 돈을 많이 벌진 못했는데,
무장쟁패의 사운드 관련 코드 일부가
프로그래머가 이전 회사에서 만든
'퀘타지존'이라는 게임과 유사하다면서
퀘타지존 회사에서 판다에게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 본인은 법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판다 쪽에선 그냥 합의금도 주고
무장쟁패의 판매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사자는 법적 공방보다는
2편 개발에 집중하라는 회사의 뜻으로 이해했다고 함)
하지만 판매 중단 이후에도
12개의 해적 회사들이
버젓이 무장쟁패의 카피본을 판매했고,
설상가상으로 어떤 회사는
영어판을 만들어 미국까지 진출을 했다고 하니....
아무리 불법복제가 만연했던 그 시절이라고는 해도
미국 진출은 진짜 선 넘지 않았나 싶다
XX가 XX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우리나라에 유통된건 정식 출시 버전임
아무튼 무장쟁패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다음 글에는 서유기, 폭소 피구를 비롯한
판다 엔터의 다른 게임과
그 최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2부에서 계속)
현재는 쾌타지존과 무장쟁패 모두
한 회사에서 판권을 사들여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
PC-9801 버전까지 지원을 하고 있으니(무려 일본어)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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